오픈AI 본사서 사업 설명 앞둔 전야제
한인 스타트업·투자 관계자 한 자리에
13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마테오에서 열린 한인 스타트업 행사에서 지광철 넥스트페이먼츠 대표(맨 오른쪽)가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맨 왼쪽)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넥스트페이먼츠는 오픈AI가 선정한 14개 협력 가능 한국 스타트업 중 하나다./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오픈AI의 설립 이념이 ‘인류를 위해 기술을 이롭게 쓰게 돕는 것’이더라고요. 그 점을 노려 저희가 오픈AI와 협력하면 국내 사업자의 90%를 차지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생활 속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고 설득했습니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마테오 ‘더 모건’ 아파트 내 행사장. 실리콘밸리 대표 한인 벤처 커뮤니티인 ‘82스타트업’이 주최한 ‘AI의 밤(Unlocking AI Innovation)’ 행사가 열린 가운데, 오픈AI의 초청을 받고 미국을 찾은 지광철 넥스트페이먼츠 대표는 ‘자신의 회사가 왜 오픈AI에 선택 받았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넥스트페이먼츠는 지난 8일부터 오픈AI의 기술을 활용한 AI 음식 주문 도우미 ‘므즈(MZZZ)’를 출시한 리테일 테크 업체다. 같은 세션에 참석한 슬립테크 업체 ‘에이슬립’의 이동헌 대표는 “슬립테크 전문가인 저희와 협업할 경우, 16시간의 활동시간에 8시간의 수면시간을 합쳐 24시간 작동하는 ‘AI비서’를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며 “오픈AI는 AI로 인류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회사인데, 수면이야말로 생산성이라고도 했다”고 했다.
생산성AI의 선두 업체인 오픈AI는 국내에서 14곳의 스타트업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본사로 초청, 오는 14일 이들의 피칭(사업 설명)을 들을 예정이다. 이들 14개 업체는 총 200여개의 신청 업체 중 오픈AI의 1차 선택을 받은 기업들로, 오픈AI 방문 이후 이중 총 10곳이 최종 협력 업체로 선정되게 된다. 이날 산마테오에서 열린 ‘AI의 밤’은 진검 승부를 앞둔 스타트업들의 전야제(前夜祭)인 셈이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마테오에서 열린 한인 스타트업 행사에서 DK디메인의 이동균 대표가 자사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행사장은 14개 스타트업 관계자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유관부서 관계자, 실리콘밸리 현지 한인 창업자들과 벤처투자자 200여명으로 북적거렸다. 스타트업들은 현지 한인 투자자들 앞에서 자사 사업을 짧게 설명할 기회를 얻고, 한인 벤처 관계자들과 미국 진출 경험을 교류하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 한인 VC인 GTF벤처스의 음재훈 대표는 “사실 실리콘밸리 분위기는 별로 좋지 않다”며 “몇몇 빅테크의 시총이 늘어나며 착시 현상이 있지만, 벤처 투자는 여전히 어렵고 AI관련 사업이 아니면 더더욱 상황이 좋지는 않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그는 “제가 처음 이곳에서 투자를 시작했을 때 한인 투자자들이 모이면 피자 한 판을 시켜서 한 조각씩 나눠먹으면 됐을 정도”였다며 “30년이 지난 지금 한인들이 이렇게나 많아졌고, (어려운 시기임에도)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정욱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역시 “저 역시 차세대 한인 파워가 맹렬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국내외 벤처 교류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 것”이라며 “이제는 한국 기업이 해외로 나오는 것 뿐 아니라, 해외의 유수 인재나 기업을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인바운드’에 대해 고민해야할 시기”라고 했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마테오에서 열린 한인 스타트업 행사에서 현지 빅테크에 재직중인 한인들이 인공지능(AI)이 업계에 가져온 변화와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이날 행사에선 AI기술에 대한 미래를 전망하는 세션도 마련됐다. 구글·어도비 등 현지 빅테크에 재직 중인 한인들이 나서서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한 것이다. 어도비에 재직중인 정현준씨는 “실제로 생성형 AI가 나타난 후 개발자 수요가 줄었다”며 “원래 개발자 30명 중 20명이 모델 트레이닝에 매달렸는데, 지금은 5명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수요가 넘쳐났던 엔지니어에 대한 요구조건들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테크업계가 AI를 ‘대량살상무기(Weapon of Mass Destruction)’에 빗대 ‘대량 정보 조작 무기(Weapon of Mass Disinformation)’이라보고 있으며, 개발 단계에서부터 안전을 깊게 고려하는 새로운 기술 개발 원칙들이 빅테크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오픈AI에 선택 받은 스타트업들은 다음날 있을 피칭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학생 및 신규 간호사를 위한 교육용 시스템을 개발하는 ‘DK디메인’의 이동균 대표는 “한국에선 간호 분야에 대한 인식이 낮아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았는데, 오픈AI에 가서 우리 기술을 잘 홍보하겠다”고 했다. 주샌프란시스코 임정택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향후 K-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로라 기자 auror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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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본사서 사업 설명 앞둔 전야제
한인 스타트업·투자 관계자 한 자리에
13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마테오에서 열린 한인 스타트업 행사에서 지광철 넥스트페이먼츠 대표(맨 오른쪽)가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맨 왼쪽)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넥스트페이먼츠는 오픈AI가 선정한 14개 협력 가능 한국 스타트업 중 하나다./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오픈AI의 설립 이념이 ‘인류를 위해 기술을 이롭게 쓰게 돕는 것’이더라고요. 그 점을 노려 저희가 오픈AI와 협력하면 국내 사업자의 90%를 차지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생활 속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고 설득했습니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마테오 ‘더 모건’ 아파트 내 행사장. 실리콘밸리 대표 한인 벤처 커뮤니티인 ‘82스타트업’이 주최한 ‘AI의 밤(Unlocking AI Innovation)’ 행사가 열린 가운데, 오픈AI의 초청을 받고 미국을 찾은 지광철 넥스트페이먼츠 대표는 ‘자신의 회사가 왜 오픈AI에 선택 받았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넥스트페이먼츠는 지난 8일부터 오픈AI의 기술을 활용한 AI 음식 주문 도우미 ‘므즈(MZZZ)’를 출시한 리테일 테크 업체다. 같은 세션에 참석한 슬립테크 업체 ‘에이슬립’의 이동헌 대표는 “슬립테크 전문가인 저희와 협업할 경우, 16시간의 활동시간에 8시간의 수면시간을 합쳐 24시간 작동하는 ‘AI비서’를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며 “오픈AI는 AI로 인류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회사인데, 수면이야말로 생산성이라고도 했다”고 했다.
생산성AI의 선두 업체인 오픈AI는 국내에서 14곳의 스타트업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본사로 초청, 오는 14일 이들의 피칭(사업 설명)을 들을 예정이다. 이들 14개 업체는 총 200여개의 신청 업체 중 오픈AI의 1차 선택을 받은 기업들로, 오픈AI 방문 이후 이중 총 10곳이 최종 협력 업체로 선정되게 된다. 이날 산마테오에서 열린 ‘AI의 밤’은 진검 승부를 앞둔 스타트업들의 전야제(前夜祭)인 셈이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마테오에서 열린 한인 스타트업 행사에서 DK디메인의 이동균 대표가 자사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행사장은 14개 스타트업 관계자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유관부서 관계자, 실리콘밸리 현지 한인 창업자들과 벤처투자자 200여명으로 북적거렸다. 스타트업들은 현지 한인 투자자들 앞에서 자사 사업을 짧게 설명할 기회를 얻고, 한인 벤처 관계자들과 미국 진출 경험을 교류하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 한인 VC인 GTF벤처스의 음재훈 대표는 “사실 실리콘밸리 분위기는 별로 좋지 않다”며 “몇몇 빅테크의 시총이 늘어나며 착시 현상이 있지만, 벤처 투자는 여전히 어렵고 AI관련 사업이 아니면 더더욱 상황이 좋지는 않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그는 “제가 처음 이곳에서 투자를 시작했을 때 한인 투자자들이 모이면 피자 한 판을 시켜서 한 조각씩 나눠먹으면 됐을 정도”였다며 “30년이 지난 지금 한인들이 이렇게나 많아졌고, (어려운 시기임에도)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정욱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역시 “저 역시 차세대 한인 파워가 맹렬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국내외 벤처 교류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 것”이라며 “이제는 한국 기업이 해외로 나오는 것 뿐 아니라, 해외의 유수 인재나 기업을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인바운드’에 대해 고민해야할 시기”라고 했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마테오에서 열린 한인 스타트업 행사에서 현지 빅테크에 재직중인 한인들이 인공지능(AI)이 업계에 가져온 변화와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이날 행사에선 AI기술에 대한 미래를 전망하는 세션도 마련됐다. 구글·어도비 등 현지 빅테크에 재직 중인 한인들이 나서서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한 것이다. 어도비에 재직중인 정현준씨는 “실제로 생성형 AI가 나타난 후 개발자 수요가 줄었다”며 “원래 개발자 30명 중 20명이 모델 트레이닝에 매달렸는데, 지금은 5명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수요가 넘쳐났던 엔지니어에 대한 요구조건들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테크업계가 AI를 ‘대량살상무기(Weapon of Mass Destruction)’에 빗대 ‘대량 정보 조작 무기(Weapon of Mass Disinformation)’이라보고 있으며, 개발 단계에서부터 안전을 깊게 고려하는 새로운 기술 개발 원칙들이 빅테크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오픈AI에 선택 받은 스타트업들은 다음날 있을 피칭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학생 및 신규 간호사를 위한 교육용 시스템을 개발하는 ‘DK디메인’의 이동균 대표는 “한국에선 간호 분야에 대한 인식이 낮아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았는데, 오픈AI에 가서 우리 기술을 잘 홍보하겠다”고 했다. 주샌프란시스코 임정택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향후 K-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로라 기자 auror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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